[창간호-1면]본부관 점거 끝에· 총장 ‘두 손 들었다’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문제 해결 촉구’ 집회 열려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였다. 학생들의 요구에 결국 총장이 두 손을 들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과 관련, 총장을 위시한 학교 본부와 학생의 간담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지난 10일 민주광장과 본부관 앞에서 열렸다.
총학생회 ‘호감’의 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에서는 28℃에 육박하는 유난히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의 학생들이 집회에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집회에서 총학생회장 박신호(정외·4)씨는 쉰 목소리로 “오늘 이 자리는 우리들의 자리”라며, “우리의 목소리로 국민대학교를 바꾸자”고 역설했다. 손톱에 붉은 매니큐어를 칠하고 온 법과대 학생회장 김제인(사법·3)씨는 그 이유에 대해 “우리의 저항 의지를 표출하고자 한다”며, “우리의 권리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대학생답게 말하고 행동하는 국민대생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일반 학생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A(국문·3)씨는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니까 학교가 우리를 만만하게 본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본부관 진입부터 처장단·총장 면담까지
오후 들어서도 학교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총학생회는 ‘총장실 방문’ 을 결정했다. 그러나 학생처장 이장영(사회)교수가 “총장은 지금 자리에 없다”며 총장실 방문에 난색을 표시, 오후 4시 총학생회·단과대 학생회 관계자등을 포함한 60여 명의 학생들이 교직원과 경비의 제지를 뚫고 본부관에 진입했다.
진입에 성공한 학생들은 2층 처장단 회의실 앞에서 “부실대학 문제 해결”, “총장은 나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에 들어간지 40분이 지났을 무렵, 돌연 처장단 회의실의 문이 열렸고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학생들은 교직원과 실랑이 끝에 회의실에 들어갔다.
회의실에서 학생들은 자리에 있던 본부의 각 처장들과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김제인 법과대 학생회장은 이 자리에서 “개별 사안을 듣고자 온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이 안돼서 온 것”이라며 처장들의 대화 자세에 대해 비판했다. 일부 학생들이 총장의 사과를 촉구하자 이장영 학생처장은 “이미 총장이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와 학내 대자보 성명을 통해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텍스트와 보이스가 갖는 진정성과 의미는 상당히 다르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최희윤(경영·3)씨는 “어느 교수들도 강의실에 들어와서 직접 사과하는 분을 못 봤다”며, “기본적으로 책임이 있다면 간담회에서 사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후 5시40분경 유지수 총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 즉시 정·부총학생회장과 총장 간의 면담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 총학생회장은 ▲총장-학생 간담회 개최 ▲모교 출신 교원 채용 확대 ▲법인 이사회의 학교 발전 비전 확립 ▲교수·교직원들의 학생과 소통 확대, 애교심 증진 등을 요구하면서 총장에게 총학생회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유 총장은 일괄 수용의 뜻을 밝히는 한편, 법인 이사회 문제를 놓고 “우리학교는 전통적으로 법인과 총장과의 갈등이 없는 학교로 유명하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고 말했다.
총장과의 면담이 있은 다음날인 11일‘총장과 전체 학생 간담회’가 열린데 이어 학교법인 국민학원 한종우 이사장의 명의로 된 ‘국민대학교 북악가족께 드리는 말씀’ 대자보가 학내에 나붙었다. 한종우 이사장의 글을 놓고 “전날 본부관 점거 사건에 놀라 급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이영옥 학교법인 국민학원 실장은 “결코 전날의 사건 때문에 막바로 쓴 것이 아니며, 정부의 발표 이후 오랫동안 담아뒀던 생각들을 풀어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동우 기자 pdwpd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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