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들어온 병아리 수습 시절, 함께 들어온 동기 L기자와 함께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이전 게릴라 인터뷰를 보니 인터뷰이들이 언론정보, 국어국문 같은 특정 학과에 집중돼 있어 의견의 다양성이 옅어 보였다.


기자답게 제대로 발로 뛰어 인터뷰를 해보자 마음 먹었고, 점심 시간을 엿봐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특히나 이때 게릴라 인터뷰는 '총학생회 공약'을 주제로 했는데, '학생들이 과연 공약을 꿰차고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강의를 들으러 엘리베이터를 타는 중에, 일군의 학생 무리들이 총학생회 선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는데, "누굴 뽑지?" "야! 그냥 잘 생긴 애들 뽑아."란 말을 주워들었던 터라 적잖이 놀랐기 때문이다.


급히 총학생회 선거 공약자료집에서 공약들을 쭉 뽑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종이에 인쇄했다. 그걸 들고서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물어봤다. "안녕하세요. <국민대신문> 박동우 기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총학생회 선거와 관련해 몇 가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시간 괜찮으실까요?"


대뜸 다가가는 통에 흠칫 놀라는 이도 있고, 눈이 마주칠세라 눈길을 피하는 이도 많았다. 그런데 그만큼 질문에 응해주는 이들도 많았다. 다른 이들을 대신해 알고 싶은 것을 물어볼 수 있다는 뿌듯함이 솟았다.


사진은 언론정보학부 출신 L기자가 찍었다. 이때 나는 DSLR 카메라를 다루는 것엔 영 젬병이었다. 하긴, 이때만 하더라도 내겐 DSLR 카메라는커녕 스마트폰조차 없었다. ㄱ-...에버폰을 쓰던 최후의 용자(?)였던 나...최후의 아날로그적 디지털 세대였다. 한동안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하면 초점이 흔들린 결과물이 태반이라 고생 꽤나 했다.


문득 남궁민을 쏙 빼닮은 L기자 생각이 난다. 참, 서울깍쟁이 같으면서도 젠틀한 것이 많은 여심을 사로잡았던 친군데. 지금은 다른 대학으로 편입해서 그토록 바라던 국문과를 잘 다니고 있다 한다. 뭐, 잘 지내면 됐지. 각자의 삶은 장강의 물결을 고요히 흘러 간다. 서서히, 진중하게.


PS. 지면상 바이라인엔 제3의 기자 이름이 나갔다. 이땐 들어온지 불과 한 달 된 60.5기(?)(주-2011년 입사한 동기들은 60기다.)였던 터라 아직 바이라인에 나갈 짬(?)을 덜 먹었다...그러하다. 신참의 비애...T.T


<국민대신문> 877호(2011. 11. 21)

6면(오피니언)


[게릴라 인터뷰]44대 총학 선거 공약 중 가장 현실적인 공약과 비현실적인 공약은?


(현실적) ‘계절학기 사이트 개설’이다.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학교에 문의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비현실적) ‘등록금 인하’다. 거의 모든 선본에서 등록금 인하를 내걸었는데, 이는 한 번에 쉽게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은동(체육·1)


(현실적) ‘책걸상 확충’, ‘휴게실 확충’이다. 다른 공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교 측에 목소리를 내기 쉬운 공약이다.

(비현실적) ‘등록금 인하’다. 각 후보들이 내놓은 해법의 구체성이 떨어지며, 실천 의지가 약해 보인다. 박성훈(정외·1)


(현실적) ‘자판기 설치’나 ‘와이파이망 확충’등의 경우 학생회에서 당연히 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공약으로 삼는 것 자체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그리고 ‘예결산 내역 공개’의 공약 같은 경우는 반드시 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예산을 지출했는지에 대하여 학생들이 알권리가 있다.

(비현실적) ‘등록금 인하’다. 학교 재단이 부실한데 가능할지 의문이다. 등록금 동결까지는 학생 측에서 꾸준히 주장하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문제 제기는 할 수 있겠지만 학교 측에서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재단 문제 해결’ 공약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학교는 회사와 다름없는 데, 학생의 요구만으로 학교 측에서 동의해 줄 지 의문이다. 김정연(작곡·4)


(현실적) ‘예비군 훈련 버스 지원’, ‘셔틀버스 어플’이다. 어플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버스 지원 역시 버스 대절비가 약간만 들기 때문에 가능하다.

(비현실적) ‘등록금 인하’다. 계속 이슈화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하로 연결되지 않은 점, 물가가 오르는 상황을 감안하면 낮추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선우(자동차·2)


(현실적) ‘초과이수학점 포기제도’다. 학교를 다니면서 학점을 관리할 때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다른 학교에도 이러한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현실적) ‘등록금 인하’다. 등록금 동결까지만 된 상황에서 인하까지는 무리다. 서진아(금속공예·4)


(비현실적) ‘패스트푸드점 입점’이다. 학교 내의 한 공간을 비운 채로 사용해야 할텐데, 그러자면 공간 선정의 문제가 발생한다. 계획성 없이 막연하게 던진 공약 같다.

‘와이파이망 확충’이다. 예전에 교무처에서 안 된다는 답변을 들은 바 있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용(국제통상·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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