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카와 일본 총리와 '맞짱' 뜨는 YS. 문득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던 YS의 사자후가 떠오른다.

출처 : <뿌리의 이글루스> 블로그

http://egloos.zum.com/jampuri/v/4028231


학교 도서관 책장을 찬찬히 살펴보다, 멈춰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정면에 <YS는 못말려>란 책이 있었다. (그가 퇴임한 뒤인 1999년, 2000년의 일이다.) YS 할아버지와 함께 책 속에서 퀴즈도 풀고, 미로 탐험도 했다. 내가 알던, 군림하고 강고한 대통령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우스꽝스런 가분수 머리. 눈은 항상 감은 채 코는 겁나 큰 할배였다.


그는 어릴 적 나에겐 친숙함으로 다가왔다. 으리으리한 청기와집에서 칼국수를 즐겨 먹는다는 얘기가 그랬다. "거제를 '관광의 도시'로 만들겠심니더!"를 발음 한끝 차이로 금기의 단어로 둔갑시켰다는 일화가 구전처럼 떠돌던 것도 그 시절이었다.


고모부는 내가 "대통령 될거에요!" 말하면 "박정희 장군처럼 니도 혁명 함 해봐라!"고 호탕하게 외치던 기억이 있었다. 대통령은 당연히 혁명을 일으켜야 집권하고, 그래야 세상 사람들이 좋아할 줄 알았다. 그런데 꼭 혁명을 일으키지 않아도, 투표를 해서 뽑혀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통령이 있었다니!


대통령을 갖고 유머를 만들어내도 누가 해코지할 일은 없었다. 그렇게 세상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당신은 내 어릴 적 소소한 즐거움을 주었지요. 고마워요. 우리의 대통령.


金泳三

1927. 12. 20 ~ 2015.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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